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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국외대 논술

조회 수 6116 추천 수 0 / 0 2005.12.30 15:46:03
extra_vars3 : 우리말지기 
2002 한국외대 논술


문제]다음 <제시문 1>에 나타난 문화의 속성을 토대로 <제시문 2>와 <제시문 3>을 읽고, 디지털 문명 시대에서의 세계화와 문화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논술하시오.
<제시문 1>
우리는 어떻게 한 문화를 터득하게 되는가? 우선 우리는 인류학적 의미에서의 출생지와 부모의 언어, 일련의 사고방식, 관습 및 관례 등을 유산으로 물려받는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문화인이 되기에 충분하지 않다. 사실인즉, 문화는 고립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숨을 쉬지 못하고 죽게 된다. 그것은 문화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어느 한 지점에서 발생하여 조금씩 이웃 문화들을 새로이 만나게 되는 여정의 결과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한 문화에서 다른 문화에 이르는 이 여정에는 여러 가지 장애물이 놓여 있다. 흔히 그러하듯,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타인과 사귀기란 어려운 일이다. 또한 그의 언어, 사고나 관습을 이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여행에서 어떤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우리에게 낯선 관습도 발견할 수 있다. 브라질의 수공업 제품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어디 있고, 일본 문화 또한 그 나름대로 얼마나 섬세한가? 문화는 국경을 초월하는 것이다. 퍼지고 흡수하는 것이 그의 속성이다. 프랑스는 17세기보다 더 프랑스다워 본 적이 없지만, 당대 최고의 극작가였던 몰리에르(Moli re)와 꼬르네이유(Corneille)는 각각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았었다.
오늘날 '지역 문화'와 '세계 문화', 즉 '어느 특정 사회의 구성원들이 이룩해 온 것들의 총체로서의 문화'와 '상품화된 문화'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견해는 '문화공간'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연유한 것이다. 문화 공간이란 균일한 것이 아니다. 이 공간은 개인마다 다르고, 이 공간들 사이에는 여러 통로와 장애물이 있으며, 넘지 못할 골짜기와 산도 있다. 특히 우리 각자는 이 공간 안에 자기만의 길을 내고 지도를 그리면서, 자신만의 문화적 특수성을 확보한다.
(출처: Michel Serres [미쉘 세르, 프랑스 철학자], 'Entre Disneyland et les ayatollahs',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칼럼)

<제시문 2>
디지털 통신 분야에서 일어난 혁명 덕분에 지리적 시장이 사이버 스페이스로 전환되면서 인간관계를 조직할 수 있는 새로운 길들이 열렸다. 컴퓨터, 통신, 케이블 TV, 가전제품, 방송, 출판, 오락이 하나의 종합 통신망 안으로 통합되면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들은 인간이 상호 교류하는 방식에 역사상 유례없는 지배력을 행사하게 된다. 벌써 20년 전에 다니엘 벨은 앞으로 나타날 시대의 성격을 '통신 서비스에 대한 지배가 권력의 원천이 되고, 통신에 대한 접속이 자유의 조건이 된다'고 진단했다.
세계 유수의 미디어 기업들은 21세기의 거의 모든 상업영역을 차지할 통신 회로와 문화 자원의 지배권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20세기에는 스탠더드 오일, 듀퐁, US 스틸, 시어스 같은 기업들이 소유 가능한 제품의 생산과 판매에 전념하면서 시장의 중심부를 차지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디즈니, 타임워너, 베르텔스만, 비아컴, 소니, 뉴스 코퍼레이션, TCI, 제너럴 일렉트릭, 폴리그램, 시그램 같은 기업들이 글로벌 미디어 시장을 지배하면서 대중이 문화 자원과 상품화된 경험에 접속하기 위한 조건을 규정할 것이다. (중략)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통신 인프라뿐 아니라 포털과 관문에 대한 접속권, 나아가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문화 콘텐츠까지 거머쥠으로써 전무후무한 권력을 누리게 된다. (중략)
세계 통신·방송망의 규제 완화와 상업화가 가속화되면서, 국민 국가는 자국 영토 안에서 통신을 감독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정치적 국경선을 가뿐히 뛰어넘는 통신망을 전 세계에 깔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정치의 근본적 성격까지 바꾸어 놓고 있다.
(출처: Jeremy Rifkin [제러미 리프킨, 미국의 사회비평가], The Age of Access,
한국어판 『소유의 종말』)

<제시문 3>
세계화, 국제화, 획일화라고도 불리는 미국화를 거부하는 것은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정당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화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반미적 자세보다는 미국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알려고 하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 미국을 모든 가능한 미래의 용광로로 바라본다는 것은 그래도 미국의 모든 것이 다 나쁜 것은 아니며, 때때로 미국으로부터 배우고 숙고할 만한 교훈도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노동시장의 효율성, 기업경영의 효율성, 자율화된 대학의 우수성, 여러 인종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 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미국의 다문화주의와 그에 따른 다양한 정치적 성향의 목소리를 비웃곤 한다. 미국문화의 결점만을 비난하려는 초보적 반미주의가 미국인들의 삶의 방식이 지니고 있는 진실과 유용성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다문화주의나 다양한 목소리도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동시에 인종과 성의 차이를 존중하도록 해 준다. 이는 관용과 예의를 가르쳐 주는 좋은 본보기다. 우리가 미국인들과 같은 관심과 애정으로 장애자들을 대할 때, 미국 목사들의 차별주의를 비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남성들이 여성들의 존엄성을 인정할 때, 미국의 과도한 여권운동을 조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만큼 소수민족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소수민족 우대정책에 반대하는 미국인들에 대해 우리도 비로소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중략)
극도의 무지에 기인하거나 기회주의에 편승한 반미주의자들만이 미국이 제시하는 다양한 문화적 가능성을 문화전쟁으로 왜곡시키지만, 미국은 세속적인 것에서 고상한 것까지, 상업적인 것에서 비상업적인 것까지, 세계주의자에서 지역주의자까지, 유일신주의에서 다신주의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이 넓은 나라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컴퓨터와 텔레비전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접속 채널을 확보함으로써, 동일한 메뉴로부터도 자신만의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점에서 이와 같은 시나리오가 한 국가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해 위협이 되겠는가? 오히려 이와 같은 시나리오를 따름으로써, 이미 뿌리내린 고유문화에 다원화된 문화가 접합된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출처: Guy Sorman [기 소르망, 프랑스 사회비평가], Le monde est ma tri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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