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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연세대 논술

조회 수 6408 추천 수 0 / 0 2006.01.31 21:26:48
extra_vars3 : 김현정 
연세대학교 (2004년, 인문계)

[문제] 다음 제시문은 웃음의 유발과 관계된 것이다. 각각의 경우 웃게 되는 이유와 그 의미를 분석하고, 적절한 예를 통해 그와 같은 웃음의 사회적 기능을 논술하시오.
(1,700자 안팎으로 쓰시오.)

(가)
소크라테스: (등장하며) 숨결과 혼돈과 대기에 맹세코 나는 아직도 저렇게 무능하고 어리석은 멍텅구리는 본 적이 없어. 까마귀 고길 먹었나. 한 두 마디도 못 외우고 금세 잊어버리니……. 어쨌든 저 자를 여기 해가 쬐는 곳으로 불러내자. 스트레프시아데스, 이불을 가지고 나와!
스트레프시아데스: 벼룩 놈들 저항이 만만치 않은데요. (스트레프시아데스, 집에서 이불을 들고 등장)
(…)
스트레프시아데스: 소크라테스 선생!
소크라테스: 뭐야?
스트레프시아데스: 이자(利子)를 안 낼 방법이 떠올랐어요.
소크라테스: 말해봐.
스트레프시아데스: 이건 어떻습니까?
소크라테스: 뭐가?
스트레프시아데스: 테살리아의 무당을 불러서 밤중에 달을 끌어내려요. 그러고는 달님을 둥근 투구함에 넣어 두는 거죠. 거울처럼.
소크라테스: 그게 무슨 소용이야?
스트레프시아데스: 무슨 소용이냐고? 나 참, 달님이 아무 데도 뜨지 않으면 이자를 한 푼도 낼 필요가 없거든요.소크라테스: 왜지?
스트레프시아데스: 왜라니, 이자는 달로 계산하니까.
소크라테스: 근사하군. 또 하나 문제를 내지. (…) 증인이 없어 불리할 때는 어떻게 상대의 고소를 걷어치우지?
스트레프시아데스: 식은 죽 먹기죠.
소크라테스: 말해 봐.
스트레프시아데스: 이렇게 하는 거예요. 내가 불려가기 전, 다른 재판을 하고 있는 사이에 달려가서 목을 매지요.
소크라테스: 바보 같은 소리.
스트레프시아데스: 천만에, 그게 아녜요. 내가 죽으면 아무도 기소하지 못 한다 이겁니다.
소크라테스: 잠꼬대 같은 소리. 꺼져! 이제 가르치는 것도 진저리난다!
- 아리스토파네스, 『구름』

(나)
가르가멜이 어린애를 낳게 된 상황과 방식은 다음과 같다. 만일 여러분이 그것을 믿지 않는다면, 항문이 빠져버릴 일이다.
2월 3일 저녁, 고드비요(gaudebillaux)를 너무 먹은 나머지 가르가멜의 항문이 빠져버리고 있을 때였다. 고드비요란 쿠아로(coiraux)의 기름기 있는 내장 요리를 말한다. 쿠아로란 여물통과 프레 기모(préz guimaulx)에서 살찌운 소의 고기를 말한다. 프레 기모란 일년에 두 번 풀이 나는 곳을 말한다. 이들 중 367,014마리를 잡아, 사육제 마지막 날 소금에 절인다. 봄이 왔을 때, 소금기 있는 고기를 기림으로써 술판을 더 잘 벌이기 위해서이다.
(…)
선량한 그랑구지에는 이것을 너무 즐긴 나머지 모든 음식마다 한 국자 가득 청했다. 그러면서 출산을 앞둔 아내에게는 이 모든 내장 요리가 그다지 권할 만하지 못한 만큼, 조금만 먹으라고 했다. “똥자루를 먹는다는 건, 그만큼 똥을 먹고 싶다는 거지”라고 그는 말했다. 그런 충고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열여섯 가마 두 말 여섯 되를 먹었다. 오, 그 얼마나 사랑스런 배설물이 그녀 몸 안에서 부풀어 오르고 있었던가!
(…)
얼마 후 가르가멜은 숨을 몰아쉬며 울고 소리 지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갑자기 사방에서 산파들이 몰려와 아래에 손을 대보았는데, 맛없고 더러운 오물 덩어리가 나온 것을 보고는 어린애인 줄만 알았다. 하나 그것은 위에 말한 바와 같이 내장 요리를 너무 많이 먹은 까닭에 여러분이 ‘직장(直腸)’이라 부르는 곧은창자가 늘어나면서 빠져나온 항문이었다.
(…)
이 불행한 사건 때문에 자궁의 태반엽이 늘어나 버렸고, 그래서 태아는 대신 공정맥(空靜脈) 안에 파고들어 횡경막을 따라 올라가 어깨 근처까지 이르게 되었다. 정맥이 두 가닥으로 나뉘는 그 부분에서 왼쪽 길을 택한 태아는 급기야 왼쪽 귀를 통해 나오고야 말았다.
애는 태어나기가 무섭게 보통 애처럼 “앙! 앙!” 하고 울지 않고, 목청껏 “술! 술! 술!” 하며 모든 사람에게 한 잔 하라는 듯 부르짖었으니, 심지어 뵈스(Beusse)나 비바루아(Bibarois) 지방에서조차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여러분은 이처럼 괴이한 출생을 그다지 믿지 않을 것이다. 믿지 않아도 걱정될 건 없지만, 선량하고 분별력 있는 사람이라면 들은 말이나 책에서 읽은 말을 믿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이 우리의 법규나 신앙이나 이성이나 성서에 어긋나기라도 한단 말인가? 나로서는 성서에서 그런 일에 반대되는 그 무엇도 발견할 수 없다. 가령 하느님의 뜻이 그러했다 할진대, 여러분은 하느님이 그렇게 하실 리가 없다고 하겠는가? 제발, 그런 헛된 생각으로 정신이 흐리멍텅어리둥절해지는(emburelucocquez) 일 없기 바란다. 여러분에게 고하노니, 하느님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그러므로 만일 하느님이 원하기만 하신다면, 여자들은 이제부터 그처럼 귀로 애를 낳게 될 것이다.
- 라블레,『팡타그뤼엘의 아버지인 위대한 가르강튀아의 소름끼치는 이야기』

(다)
언젠가 어느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림과 소설이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놀라운 사실로 받아들여라.” 그의 말에 비춰 보면, 우리는 우스개라는, ‘웃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달팽이가 거북이 등에 올라타고는 뭐라고 했을까?
“이랴!”
거북이가 한 무리의 달팽이 갱들에게 습격을 당해, 가지고 있던 것들을 몽땅 털렸다. 신고를 받고 나타난 경찰이 악당들의 인상착의를 묻자 거북이는 이렇게 말했다.
“글쎄요.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느 날 저녁, 한 남자가 누군가 대문을 두드리는 듯한 희미한 소리를 들었다. 문을 열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고, 바닥에 달팽이 한 마리만 꼬물거리고 있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녀석을 집어서는 정원의 잔디밭 저편으로 멀리 던져 버렸다. 일 년 후, 그는 대문 두드리는 소리를 다시 듣게 되었다. 문을 열자, 이번에도 사람은 없고 달팽이 한 마리만이 바닥에 붙은 채 이렇게 씩씩대고 있었다.
“이봐요, 좀 아까 왜 그런 거지? 제길, 이유나 알고 갑시다.”
- T. 코헨, 『조크: 조크에 대한 철학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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