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2004 고려대 논술

조회 수 5453 추천 수 0 / 0 2006.01.31 21:30:55
extra_vars3 : 김현정 
고려대학교 (2004년)

[논제] 네 개의 제시문은 모두 하나의 공통된 주제와 관련된 글이다. 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밝히고, 공통 주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으며 괴테가 원래 의도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괴테라는 천재적인 작가의 정신의 행로를 따라가며 그의 삶과 문학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실제 괴테가 처했던 상황에서 그의 글을 읽는다. 이렇게 독자의 주관성을 배제하고 저자의 의도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예술 작품을 대하는 옳은 태도이다. 그렇지 않다면 각자의 입장에 따른 주관적 왜곡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우리의 삶과 무관한 저자의 의도가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물을 수 있다. 우리는 현대인으로서 나름의 관점과 기준을 가지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는다. 모든 고전은 시대마다 고유의 관점에서 재해석되며, 거기에 새로운 의미가 더해진다. 해석은 자유로운 창조이다. 지금 우리의 삶에 아무런 의미를 보태지 못하는 저자의 원래 의도는 죽은 사실에 불과하다.

(나)
랑케는 오로지 실재했던 사실만을 기술하고자 했다. 사료(史料)에 대한 비판적 검증을 통해 그는 문헌 안에서 역사적 사실만을 가려내려고 했던 것이다. 랑케의 모든 저작에는 역사적 객관성을 향한 강한 의지와 동력이 엿보인다. 그는 언제나 무한히 풍부한 사건들로부터 객관적․역사적 연관을 찾되 형이상학적인 역사 구성의 우를 범하지 않는, 실증적인 탐구 방법을 추구했다. 즉 사실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랑케는 자신의 현재에서 눈을 떼고, 불편부당하고 객관적인 과학으로서의 역사학을 정립하려고 노력했다.

(다) 일군의 과학철학자에 의하면, 과학지식은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한 진리가 아니라 특정의 ‘과학하는 방식’을 공유하는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지식일 뿐이다. 여기서 과학하는 방식은 동일한 신념, 가치관, 연구 방법, 검증 방식 등의 집합을 말한다. 이 방식에 부합하는 가설만이 과학적 탐구의 대상 세계에 대한 정당한 설명으로 공인을 받는다. 즉 과학지식은 과학자 공동체가 공유하는 패러다임 위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합의 내용들이다.

(라) (피고 갑(甲)은 피해자 을(乙)을 폭행하여 식물인간으로 만들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사와 변호사는 현재까지 확인된 증거만으로 갑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판사와 배심원 앞에서 대립되는 주장을 펴고 있다.)

검사 :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입니다. 이미 배심원 여러분이 알고 있는, 그리고 피고와 변호인도 인정하고 있는 증거만으로도 피고가 가해자라는 사실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 :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는 것은 매우 상대적인 것입니다. 예컨대 같은 사건을 목격한 증인들의 증언이 엇갈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에게 불리한 증거들이 일부 제시되고 있지만, 그 증거들에 대한 최종적 평가는 배심원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에 맡겨져 있는 것입니다.
검사 : 법정은 진실을 확인하기 위한 장소입니다. 현명하신 배심원 여러분이 합리적 이성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가려내고, 그에 기초하여 공정한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정의의 실현이 아니겠습니까?
변호사 : 저 역시 실체적 진실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신(神) 앞에서 어느 정도까지 실체적 진실을 주장할 수 있겠습니까? 배심원 여러분은 오로지 자신의 현명한 판단을 통해 증거의 의미를 평가하고, 그에 기초해서 합의로써 사실을 올바르게 확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재판장이 배심원들의 평의를 위해 휴정을 선언한다.)

<유의사항>
1. 답안에는 자신을 드러내는 표현을 쓰지 말 것.
2. 답안은 한글로 작성할 것.
3. 논술문의 제목은 쓰지 말 것.
4.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100자가 되게 할 것.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길 수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 문법이란... oransun 2006-04-11 8533
51 ''쓰이다''와 ''씌다'' jmhw97 2006-04-02 8056
50 우리말 교육 너무 허술하다/최진규 충남 서령고 국어교사 sangrack 2006-03-12 57540
49 우리말 교육 너무 허술하다/최진규 충남 서령고 국어교사 j_korean 2006-03-10 14252
48 논술 제시문 중 가장 많이 출제된 ''장자'' j_korean 2006-03-08 7563
47 [NIE] 올 대입 논술 예상되는 시사 주제 j_korean 2006-02-28 7367
46 2005 서울대특기자전형수시 논술 예시답안 nomadiclife 2006-01-31 8238
45 2005 서울대 특기자전형수시 논술 nomadiclife 2006-01-31 7563
44 2005 연세대 논술 예시답안 nomadiclife 2006-01-31 8187
43 2005 연세대 논술 nomadiclife 2006-01-31 5815
42 2005 성균관대 논술 예시답안 nomadiclife 2006-01-31 6072
41 2005 성균관대 논술 nomadiclife 2006-01-31 9903
40 2005 동국대 논술 예시답안 nomadiclife 2006-01-31 6173
39 2005 동국대 논술 nomadiclife 2006-01-31 5551
38 2005 건국대 논술 예시답안 nomadiclife 2006-01-31 5232
37 2005 건국대 논술 [79] nomadiclife 2006-01-31 8730
36 2004 서강대 논술 예시답안 nomadiclife 2006-01-31 6408
35 2004 서강대 논술 nomadiclife 2006-01-31 5375
34 2004 고려대 논술 예시답안 nomadiclife 2006-01-31 5143
» 2004 고려대 논술 nomadiclife 2006-01-31 5453
32 2004 성균관대 논술 예시답안 nomadiclife 2006-01-31 5546
31 2004 성균관대 논술 nomadiclife 2006-01-31 6104
30 2004 연세대 논술 예시답안 nomadiclife 2006-01-31 6059
29 2004 연세대 논술 nomadiclife 2006-01-31 6408
28 2003 고려대 논술 예시답안 nomadiclife 2006-01-26 7048
27 2003 고려대 논술 nomadiclife 2006-01-26 6845
26 2003 경희대 논술 예시답안 nomadiclife 2006-01-26 7088
25 2003 경희대 논술 [5] nomadiclife 2006-01-26 9116
24 2003 건국대 논술 예시답안 nomadiclife 2006-01-26 6950
23 2003 건국대 논술 nomadiclife 2006-01-26 7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