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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고려대 논술 예시답안

조회 수 5143 추천 수 0 / 0 2006.01.31 21:31:54
extra_vars3 : 김현정 
2004 고려대 예시답안

[1] 문제의 파악
먼저 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밝혀야 하고, 그 다음에 공통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여야 한다. 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밝히는 과정에서 제시문들이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다루고 있음도 밝혀질 것이다. (가)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는데 있어서 괴테의 의도를 중시하는 경우와 독자 나름의 관점과 기준을 중시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나)는 랑케가 역사 연구에서 객관적 사실만을 가려내야 한다고 생각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다)는 과학지식이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한 지식이 아니라 과학자 공동체의 신념의 표현이라는 주장을 소개하고 있다. (라)는 검사와 변호사가 동일한 증거 자료에 대하여 서로 상반된 평가를 하고 있으며, 사실의 확정에는 배심원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2] 제시문의 이해
(1) 제시문의 요약
(가) 1) 우리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으면서 괴테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괴테의 의도를 발견하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독자의 주관성은 배제하여야 한다.
2) 다른 시각에서 보면, 우리는 현대인으로서 나름의 관점과 기준을 가지고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고전은 시대마다 재해석되어야 한다.
(나) 랑케는 오로지 실재했던 사실만을 기술하고자 했다. 랑케는 자신의 현재에서 눈을 떼고 객관적인 과학으로서의 역사학을 정립하려고 노력했다.
(다) 어떤 과학철학자들은 과학적 지식이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의 ‘과학하는 방식’을 공유하는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지식일 뿐이라고 한다.
(라) 검사와 변호사는 모두 실체적 진실을 중요시하지만 어느 정도의 증거를 통하여 실체적 진실을 인정할 수 있는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르다. 검사는 이미 나타난 증거만으로서도 피고인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에 변호사는 그러한 증거들 만으로서는 유죄의 증거가 분명하다고 할 수 없으며, 배심원들이 증거의 의미를 평가하고 그에 기초한 합의를 통하여 사실을 올바르게 확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제시문 사이의 관계와 공통 주제
(가)는 문학 작품, (나)는 역사 연구, (다)는 과학 철학, (라)는 재판 과정에서의 일이다. 이처럼 각각의 제시문이 다루고 있는 영역은 다르다. 무언가 공통점이 암시되고 있다면 모든 제시문들이 상반되는 입장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에 대한 상반되는 입장들인지 생각해 보자. (가)에서 나타나는 것은 괴테의 의도/독자의 관점, (나)에서 나타나는 것은 사실/(역사가의 의미 부여), (다)에서 나타나는 것은 (절대적 진리)/과학자들의 생각, (라)에서 나타나는 것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보는 검사의 견해 /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므로 배심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변호사의 견해 사이의 대립이다. (가)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면 (나)와 (다)는 정반대의 관점을 보여 준다. (라)는 현실 문제에 있어서 이러한 상반되는 입장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제시문 (라) 전문의 취지를 이렇게 해석하기는 약간 무리가 있다. 그러나 출제위원이 굵은 글자로 표시한 부분에 유의하면 이렇게 볼 수 있다.
제시문들에 나타나는 공통의 주제는 무엇이라고 할 것인가? 수험생의 관점에 따라서 여러 가지의 용어들로 표현이 가능할 것이다. “사실이 중요한가 아니면 그러한 사실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 중요한가라는 문제이다”, “우리가 객관적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이다”, “사실과 가치의 대립이라는 문제이다” 중 어느 것이라도 좋다.

[3]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
객관성과 주관성, 사실과 가치 사이의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어느 한 편이 옳다고 주장할 자신이 있는가? (나)와 (다)는 정면으로 충돌하는데 과연 어느 한편만이 정당하다고 할 수 있는가? 그것은 한 시대의 대가들이 하는 일이다. 이제 대학 입시를 치르는 수험생이 문학이나 역사나 과학철학, 또는 형사소송법학의 무거운 쟁점들에 대해서 논리를 전개할 수는 없다. 이 문제는 학문적으로는 이른바 방법론(methodology)의 문제인데, 이를 분명히 할 수 있는 학자도 별로 없다.
수험생은 제시문에서 자기의 생각을 시작해야 한다. 사실과 가치는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하여야 한다. 사실이 중요할 때는 사실을 강조하여야 하며, 의미 부여와 가치 판단이 중요할 때에는 그것을 강조하여야 한다. 이 문제에서 수험생이 생각해야 할 것은 어떤 경우에 사실이 중요하고 어떤 경우에 가치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1) 문학 작품의 경우에는 양자가 모두 중요할 것이다. 괴테가 이해하고 표현한 현실과 현대의 독자가 부여하는 의미는 모두 나름대로 의의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괴테의 작품이 우리의 삶에 의미를 보태주기 때문에 읽는다. 하지만 괴테의 작품을 더 잘 이해하려면 괴테의 다른 작품, 괴테가 처했던 상황, 괴테의 삶 자체를 이해해야 할 때도 있다.
2) 랑케의 생각은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이다”(E.H.Carr)라는 말과 모순되는가? 랑케도 역사가 현재의 삶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역사 연구의 필요성, 연구된 역사의 의미 부여라는 문제와 역사 연구의 과정을 나누어 생각해 보면 어떨까? 즉 역사는 현재의 사람들이 현재의 문제를 올바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나날이 새롭게 재해석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된다.
3) 현대의 과학철학이 제기하는 것은 한 걸음 더 나아간 문제제기이다. 과학적 지식 자체가 절대적이라기보다는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그 시대의 과학자들이 합의한 기준(패러다임)에 따라 형성된 지식이 과학으로 공인될 뿐이라고 한다. 즉 과학 자체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사람들이 객관적이라고 믿는 것이 과학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이 가장 확실하고 유용한 지식이라는 점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4) 무엇을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는 그 시대의 법적 가치 판단의 기준과 관련된 일이다.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판단보다 사람의 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판단이 더욱 상대적일 수 밖에 없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배심원은 연구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피고인이 유죄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여야 하는 사람이다.
이렇듯 사실판단의 문제가 어떤 영역에서 발생하는가에 따라서 문제의 양상도 달라진다. 수험생은 무엇을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은 자연과 사회에 대한 인식을 추구하지만 얻어진 지식은 부분적인 것이며 상대적인 것이다. 지식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영역에 국한된다. 지식은 사람들의 의식 속에 형성되는 것이므로 실재와는 다를 수 있다. 여러 사람의 생각이라고 해서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지식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실재와 가깝다고 볼 수 있지만, 그 경우에도 무엇이 과학적 지식인가에 대해서는 시대마다 그 기준이 다르다. 인간의 삶이나 사회는 가치로 충만되어 있다. 따라서 문학작품이나 역사 연구 또는 법적인 판단의 경우에는 보는 사람의 가치가 개입될 여지가 많다. 객관적인 이해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주관적인 이해를 하면 족하다. 그러나 무엇을 관심의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라는 문제와 대상을 어떻게 관찰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구분되어야 한다. 전자는 가치를 필요로 하지만 후자는 가급적 가치를 배제하여야 한다. 법적인 판단은 미룰 수 없는 것이다. 이 점에서 법은 과학과 다르다. 증거가 부족하면 유죄 여부의 판단을 나중으로 미룰 것이 아니라 지금 무죄라고 판단하여야 한다.

[4] 쓸 내용
(1) 서론 - 사실과 가치 (또는 객관성과 주관성)
(2) 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
1) 각각의 제시문이 다루는 영역과 문제들
2) 각각의 제시문 간의 관계
3) 제시문들의 공통된 주제 - 사실과 가치의 관계, 객관성과 주관성
(3) 사실과 가치의 관계
1) 사실의 의미
2) 사실과 가치의 관계 - 문학/역사/과학/재판, 자연과학/사회과학, 연구/실천
(4) 결론 - 사실의 확정과 가치의 문제

[5] 참고 사항
제6장 '학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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